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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커나라이야기

K리그 vs J리그, 왜 일본 축구는 고만고만한 선수들이 강할까?

by mugifafa 2025. 4. 9.

K리그 vs J리그, 왜 일본 축구는 고만고만한 선수들이 강할까?

월드컵 시즌이 되면 축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대한민국과 일본은 나란히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었죠. 하지만 비슷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양국 축구에 대한 시각은 확연히 다릅니다. 왜 일본 축구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걸까요? 그 비결은 바로 J리그의 운영 철학과 지역 밀착형 시스템에 있습니다.

K리그는 왜 항상 '세금 리그' 논란일까?

대한민국 K리그는 많은 시민구단이 존재하고, 이들 대부분이 지자체 예산에 의존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강원 FC, 경남 FC, 대전 하나 시티즌 등이 있죠. 이 때문에 K리그는 흔히 ‘세금 리그’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실제로 강원도는 강원 FC에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며 운영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경기력과 별개로 시민들의 시선을 곱게 받지 못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세금으로 축구단 운영하는 게 과연 맞는가?"라는 논의는 늘 반복됩니다.

일본도 세금 리그일까? 전혀 다릅니다

J리그도 '세금 리그'라는 비판을 받긴 합니다. 그러나 그 구조는 한국과 완전히 다릅니다. 일본에서는 지자체가 직접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며, 대신 지역 내 기업과 주민들이 함께 팀을 만들어 갑니다.

예를 들어 교토상가의 경기장 건설에는 지자체 세금이 투입되지만, 팀 운영비는 지역 기업과 스폰서, 입장권 수익 등으로 충당합니다. 적자가 발생해도 기업이 책임지는 구조인 만큼, J리그 클럽은 '자생력'이 필수입니다.

J리그는 왜 적자에도 팀을 늘릴까?

그 답은 ‘지역 분산 전략’에 있습니다. 일본은 수도권 집중을 막고, 지역 활성화를 위해 J리그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지방 도시의 경제와 공동체를 살리는 매개체인 셈이죠.

J1 평균 관중: 약 15,000명

J2 평균 관중: 약 5,900명

J3 평균 관중: 약 2,300명

적자임에도 운영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축구를 통해 지역 정체성과 자부심을 키우고, 청년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일본 축구 시스템의 핵심: 지역 밀착과 기업 연계

<사례 1>  브이 바렌 나가사키 - 자파네트 다카타

일본의 홈쇼핑 기업 자파네트 다카타는 나가사키의 축구팀을 직접 운영하며, 800억 엔 규모의 스타디움 시티 건설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역 경제와 스포츠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는 사례입니다.

<사례 2>  토쿠시마 볼티스 - 포카리스웨트

포카리스웨트를 만든 오츠카 제약은 도쿠시마 볼티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니폼에서는 포카리스웨트 브랜드를 드러내지 않아 지역 정체성을 우선시합니다.

<사례 3> 마쓰모토 야마가 FC - 세이코 엡손

복사기로 유명한 엡손은 J3 리그의 마쓰모토 야마가 FC를 후원하며, 지역 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광고 효과보다 지역 기여도를 우선시하는 경영 전략입니다.

J리그의 철학, '100년 구상'

일본은 J리그를 단기 성과 중심이 아닌 장기적 국가 전략으로 운영합니다. ‘J리그 100년 구상’은 단순히 축구 발전을 넘어서 건강한 사회, 활력 있는 지역 공동체, 세대 간 소통의 장을 만들겠다는 국가적 비전입니다.

"당신의 지역에, 당신이 사랑할 수 있는 축구팀을 만들어 드립니다."

이 철학이 일본 축구를 지탱하는 근간입니다.

한국 축구도 따라갈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K리그가 J리그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한국은 수도권 집중, 지역 경제 약세, 기업의 스포츠 투자 기피 등 구조적 한계가 많습니다. 대학 상황만 봐도 지역 기반의 시스템이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죠.

하지만 지역 밀착형 스포츠 문화의 가치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J리그의 운영 철학은 단순히 일본 축구의 성공이 아니라,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국가 전략으로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