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알아야 할 지도자 문제점

 

 

자녀가 유소년 축구를 시작하면, 학부모는 자연스럽게 지도자와의 관계 속에서 아이의 성장 과정을 함께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도자의 역량이나 태도에 따라 아이의 축구 인생이 크게 좌우되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학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할 유소년 축구 지도자의 주요 문제점과 올바른 대처법을 안내합니다.

지도자의 전문성 부족과 단편적 훈련 방식

한국 유소년 축구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지적되는 문제는 지도자의 전문성 부족입니다. 많은 지도자들이 과거 선수 출신이지만, 체계적인 코칭 교육이나 심리학, 성장 단계별 발달 이론 등에 대한 지식 없이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훈련 방식도 여전히 구시대적입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선수들에게도 전술 위주의 훈련을 강요하거나, 피지컬이 완성되지 않은 유소년에게 과도한 체력 훈련을 시키는 등 발달단계에 맞지 않는 접근이 빈번합니다. 이로 인해 부상이나 운동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또한, 일부 지도자들은 아이들을 ‘승부의 도구’로만 바라보며, 팀 성적에 집중합니다. 이에 따라 실력이 부족한 선수는 훈련 기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주전 위주의 편향된 코칭이 이뤄지기도 합니다. 이 같은 환경은 어린 선수에게 ‘나는 재능이 없다’는 조기 낙오 의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학부모는 이러한 훈련 방향이 자녀의 신체적, 정서적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 항상 관찰하고, 지도자의 수업 방식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단순히 ‘훈련을 열심히 시키는구나’라는 인식보다, 그 내용이 과학적이고 아이 중심인지가 중요합니다.

소통 부족과 권위주의적 지도 방식

한국 유소년 축구에서 여전히 잔존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권위주의’입니다. 감독이나 코치가 절대적인 권력을 갖고, 아이는 물론 학부모와도 일방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지도자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는 의사소통이 단절되고, 아이가 느끼는 감정이나 피드백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훈련이 지속됩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훈련 중 실수를 지적하며 모욕적인 언행을 하거나, 지나치게 감정적인 태도로 지도하는 경우입니다. 또 일부 지도자는 자신의 생각이나 훈련 철학을 절대화하며, 학부모의 우려나 제안을 ‘간섭’으로 취급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환경은 선수의 자존감을 무너뜨릴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운동 자체에 흥미를 잃게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의 아이에게는 훈련보다 ‘감정의 상처’가 더 큰 문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학부모는 지도자와의 대화가 원활한지, 피드백을 존중하는 분위기인지, 아이의 심리 상태가 훈련 이후에도 안정적인지 꾸준히 체크해야 합니다. 훈련 내용만큼 중요한 것이 ‘훈련 분위기’입니다. 아이가 ‘즐기면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만 유소년기의 경험이 긍정적인 자산이 됩니다.

공정성 결여와 불투명한 기회 분배

유소년 축구 현장에서는 경기 출전 기회나 평가 기준이 불투명한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지도자는 특정 학부모와의 관계에 따라 주전 선수를 정하거나, 성적이 좋은 팀원에게만 집중하며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지 않기도 합니다. 또한, 훈련 외적인 요소 – 예를 들어 장비 구매, 후원, 감독과의 사적인 친분 등이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이런 환경은 아이들에게 ‘실력보다 다른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주며, 운동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일부 학부모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어쩔 수 없는 구조’라며 방관하거나, 오히려 지도자와의 개인적 관계를 통해 자녀의 기회를 넓히려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전체적인 시스템을 더 악화시키는 요소가 되며, 진정으로 실력 있는 선수들이 기회를 잃는 구조를 고착화시킵니다. 학부모는 지도자의 선수 평가 방식과 출전 결정 기준이 투명한지를 관찰하고, 의문이 있다면 정중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질문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아이에게도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건강한 스포츠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유소년 축구에서 지도자의 역량과 태도는 아이의 성장뿐 아니라 축구에 대한 인식, 진로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학부모는 단순한 관찰자가 아닌, 아이의 첫 번째 서포터로서 현장을 이해하고 문제를 인지해야 합니다. 잘못된 환경은 개선하고, 좋은 환경은 지지하며, 아이가 축구를 ‘좋아하고 오래할 수 있는 길’을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